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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은 로마에서 나폴리로 넘어가는 날.

나폴리를 마지막으로 나의 이탈리아 여행도 끝이 나는구나.

 

파리에서 벼룩시장을 가지 못했던게 아쉬워

일요일 아침마다 서는 뽀르따뽀르셰 벼룩시장을 가려고

일부러 로마 일정을 오늘 아침까지 늘렸다.

그런데 숙소 언니는 벼룩시장이 딱 우리 숙소 만한게

작고 볼 것도 하나도 없다며

시간 낭비하지 마라고 극구 가기를 말린다.

숙소의 몇몇 사람들은 언니 말을 듣고 가지 않았지만

그래도 나는 벼룩시장으로 갔다.

 

떼르미니 역 앞에서 버스를 타고서 20분간 달려

벼룩 시장 앞에서 내렸다.

숙소 언니 말과는 정 반대로 엄청 큰 장이 서있다.

대체 언니는 왜 그런 말을 한거지??

 

 

옷부터 신발, 꽃, 주방용품, 골동품 책까지

뭐 없는게 없다.

 

 

 

 

 

 

 

 

 

가히 로마 최대의 벼룩시장이라 할 만 하다.

 

어제 집시들에게 습격을 당한 지혜언니 얘기를 들어서

가방을 앞으로 끌어안다시피 하고 둘러보았다.

 

역시나 배낭여행객이라 그런지

치약, 샤워볼같은 생필품들이 눈에 바로 뛴다.

각각 1유로씩에 구입하고

악세사리 파는 곳에서 주먹만한 링귀걸이 1유로에 하나 샀다.

한국에서 한번도 링귀걸이를 해본 적 없는데

한달 넘게 여행을 하다 보니 이런 사소한 사치가 그립더라.

 

이 귀걸이 하나 했을 뿐인데도

꼭 풀 메이크업을 한 것처럼 얼굴이 막 사는 것 같다.

기분 좋다.^^

 

 

 

벼룩시장 쇼핑을 마치고 숙소에서 짐을 찾아

기차를 타러 떼르미니 역으로 갔다.

 

더럽고 지저분하다는 소문과 달리

내가 처음 떼르미니 역에서 처음 접한건 향긋한 커피향이었다.

특히 아침에 기차를 타러 가면 어디서나 커피향을 맡을 수 있다.

오늘도 나폴리 가는 기차를 기다리며 카푸치노 한잔.

 

 

 

 

로마에서 나폴리로 가는 기차 안.

이상하게도 기차만 타면 마음이 편해진다.

창밖으로 지나가는 구름, 산, 나무를 보고 있으면

머릿속이 텅 비는 듯하다.

아무 생각도 없어진다.

 

가끔씩 걷다보면 혼자여서 외롭거나 공허했던 마음들,

다 사라지고 그저 지금 내가 이 순간, 이 곳에 있다는 사실이

행복감으로 벅차오른다.

가끔 이런 순간들이 있기 때문에

아직까지 내가 여행을 계속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글 한번 쓰다 창 밖 한번 바라보고,

지나가는 구름 한번 쳐다보고 있으니

귀에서 저절로 미스티 블루'날씨 맑음'이 흘러나온다.

얼른 mp3를 귀에 꽂았다.

 

오른쪽 하늘은 온통 먹구름이,

왼쪽 하늘에는 새파란 뭉게구름이 둥실 떠있다.

 

 

 

하늘이 신기해서 카메라를 꺼내서 사진을 한장 찍었는데

갑자기 내 앞에 가만히 앉아있던 아저씨가 말을 걸어온다. 

 

 

 

"너 나랑 같은 카메라구나!"

그러며 가방에서 자기 카메라를 꺼내서 보여준다.

아저씨가 가진건 은색의 루믹스 LX-1

내 것은 검은색의 루믹스 LX-1

 

이걸 계기로 말꼬가 트여

우리는 나폴리까지 가는 2시간 내내 대화를 나누었다.

 

 

아저씨의 이름은 PEPE

그래픽 디자이너고 로마에 살고 있는데

일 때문에 나폴리 근처로 가는 길이라고 한다.

내 나이를 듣더니 아마 자기는 내 아빠 나이뻘쯤 될거라 한다.

51살에 15살 딸과 11살 아들이 있다고 하는데 굉장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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